미스터리의 계보.
마쓰모토 세이초.
북스피어.
읽기 전에는 여러가지 사건을 나열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읽어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집중력 있게 사건들을 배치하고 집요하게 탐구해나간 논픽션이었다.
책의 구성은 세 편. 전골을 먹는 여자, 두 사람의 진범, 어둠 속을 내달리는 엽총 이렇게 셋이다.
이 세 편은 사회파 미스터리의 근본적인 출발지점이 어디인지를 보여준다고 잘 보여준다는 큰 공통점이 있는 한편, 각자 초점이 다르기도 해서 짜임새있으면서도 흥미진진한 한 권을 이룬다.
전골을 먹는 여자는 이 사건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으며 이런 류의 다른 사건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이 사건의 배경에 있는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에 초점을 맞춘다.
두 사람의 진범은 사건 그 자체보다, 범인 체포 후의 법적인 해결 과정이 중심이다. 사건 자체가 사건 전보다 범인 체포 후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 특색을 띤다. 여러 증거, 진술, 증인의 심리와 정황, 수사관들의 심리, 범인의 심리와 특색, 당시 검찰의 분위기와 재판을 맡았던 판사들의 정황, 이와 유사한 사건의 판결문, 판사의 판결문 등등을 치밀하게 다루는데도 조금의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그야말로 탁월하다.
어둠 속을 내달리는 엽총은 우리나라에서도 알려진 사건을 다룬다. 이른바 한 명이 이마에 손전등을 두르고 마을 하나를 몰살시켰던 사건이다. 이 편은 범인의 성장과정, 정황, 심리, 범인과 얽혔던 인물들을 주로 따라가기 때문에 앞서의 두 편보다 드라마틱하다. 이미 결말과 과정을 다 아는데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흡인력이 있다.
마쓰모토 세이초는 걸작 단편 컬렉션을 읽고 호감이 생겨 따라가게 되었는데, 논픽션 계열은 처음 접한다. 이 한 권으로 푹 빠져서 계속 논픽션 계열을 따라갈 생각이다.